고사리

2025년 0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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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해열 효과, 감기 때 먹으면 좋을까?

“고사리는 제사 음식 아냐?”

많은 사람들에게 고사리는 ‘명절 음식’이나 ‘제사상 반찬’ 정도로 인식된다. 꼬들꼬들하게 볶아진 그 나물, 무심코 집어먹는 익숙한 맛. 하지만 정작 그 효능에 대해선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의외로, 고사리는 해열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다. 특히 몸살 감기나 열이 나는 상황에서 몸을 차분하게 식히고, 염증을 진정시키는 식물성 소염제 역할을 한다.


해열이란 단순히 열을 낮추는 게 아니다

해열 효과라고 하면 보통 해열제를 떠올린다. 타이레놀이나 이부프로펜 같은 약들. 하지만 이 약들은 단기적인 ‘열 억제’다. 근본적인 염증 해소가 아니다. 고사리의 해열 효과는 다르다. 몸속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체온 조절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방식이다. 그래서 약처럼 빨리 열을 내리진 않지만, 오히려 몸의 회복을 돕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고사리 속 항염 성분: 피롤리진 알칼로이드

고사리에는 특이한 성분이 있다. 바로 피롤리진 알칼로이드(pyrrolizidine alkaloid). 이 물질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소량 섭취 시 면역 조절, 항염 효과, 체온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특히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이 보고되면서, 고사리의 해열 가능성에 주목한 논문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통 민간요법에서는 고사리를 열을 다스리는 약초로 사용해왔다. 중국의 <본초강목>에서도 고사리를 ‘열을 내리고, 기를 정돈하는 식물’로 설명하고 있다.


감기 초기, 고사리는 도움이 될까?

당신이 만약 지금 감기 기운이 있다면 상상해보자. 목이 간질간질하고, 코가 막히고, 몸에 열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시점. 이때 흔히 ‘열을 내리기 위해’ 뭔가를 찾게 된다. 생강차, 유자차, 감기약 등. 그런데 고사리를 가볍게 데쳐서 무침으로 먹으면 의외로 몸이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특히 고사리는 칼륨 함량이 높아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고, 땀을 통해 체온 조절을 유도한다. 즉, 감기로 인한 가벼운 발열이나 몸살에 고사리는 상당히 효과적인 대처가 될 수 있다.


연구 사례: 고사리의 항염 작용

**2013년 <Journal of Medicinal Plants Research>**에서는 고사리 추출물이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 IL-6)의 분비를 현저히 낮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면역계의 과잉 반응을 조절하고, 체내 열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다. 물론 의학적 치료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보조적인 면역 조절 식품으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

또한 고사리는 비타민 A, C, 식이섬유,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다. 이들 항산화 성분은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면역세포의 기능을 최적화한다. 결국 고사리는 열을 잠재우고, 동시에 몸이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심할 점

고사리를 이야기할 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발암물질 논란’**이다. 피롤리진 알칼로이드가 대량으로 섭취되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고사리는 반드시 데치고, 물에 담가 독소를 제거한 뒤 섭취해야 한다. 끓는 물에 3~5분 데치고, 찬물에 수차례 헹구는 과정이 필수다.

또한 만성 질환자나 어린아이는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약이 되는 식물’은 언제나 용량과 조리법이 핵심이다. 잘 다루면 보약이고, 무심하면 독이다.


실전 활용법: 고사리, 이렇게 먹어야 약이 된다

  1. 고사리 나물: 들기름, 마늘, 간장으로 가볍게 볶으면 체온 조절과 소화에도 좋다.
  2. 고사리국: 쇠고기와 함께 끓이면 감기 몸살 회복식으로 탁월하다.
  3. 고사리 전: 전으로 부쳐 먹으면 열이 날 때도 부담 없는 단백질 보충이 가능.
  4. 청량한 고사리 샐러드: 데친 고사리를 식혀 간장 드레싱과 함께 먹는 이색 요리.

: 감기 기운이 있을 땐 생강과 함께 고사리를 조리하면, 항염 작용이 배가된다.


고사리의 해열 효과, 누구에게 특히 추천할까?

  • 자주 감기에 걸리고 체온 변화가 심한 사람
  • 몸살이 자주 나고 열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초기에 민감한 사람
  • 약에 의존하기보단 자연식으로 몸을 다스리고 싶은 사람
  • 고혈압, 염증성 질환 등으로 혈관 건강이 걱정되는 사람

특히 중년 이후, 면역 반응이 예민해지고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는 시기엔 고사리 같은 항염 채소를 의식적으로 챙기는 것이 좋다.


마무리: 고사리는 제사 음식이 아니라, 일상의 약이다

고사리는 늘 있었지만, 너무 쉽게 지나쳤다. 익숙함이 효능을 가려버린 전형적인 케이스다. 하지만 고사리는 자연이 만든 해열제이고, 몸이 과열될 때 부드럽게 식혀주는 식물성 냉찜질제다.

감기 몸살이 올 것 같을 때, 차가운 약보다 따뜻한 고사리 나물 한 접시를 먼저 떠올려보라. 한식의 묘미는 바로 이런 ‘약 같은 음식’을 매일 식탁 위에 올릴 수 있다는 데 있다. 고사리는 조용하지만 깊게 작용한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체온과 면역력, 그리고 몸의 균형을 천천히 되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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