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위장

2025년 0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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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는 위장 보호에 어떤 작용을 할까?

마는 ‘자연의 진액’이라 불릴 만하다

마를 떠올려보자. 미끌미끌하고 하얀 뿌리, 갈아서 먹으면 묽은 풀처럼 흐르지만, 그 속에 묘한 단맛과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이름도 여러 가지다. ‘산약’, ‘참마’, ‘단마’, ‘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한방에서 천연 강장식품으로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그런데 마가 ‘위장 보호’에 특히 좋다는 말,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실제로 “속이 쓰릴 땐 마를 먹어라”, “위장이 약한 사람은 생마 갈아 먹어라”는 조언이 어른들 사이에서 흔하게 오간다.

이건 과장일까, 아니면 과학적 근거가 있는 사실일까? 그리고 구체적으로 마가 어떻게 위장을 보호하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마의 생리적 특성과 성분, 위장 작용 메커니즘을 하나씩 짚어가며 설명해보겠다.


마의 정체는?

마는 ‘마과(Dioscoreaceae)’에 속하는 다년생 덩굴식물의 뿌리줄기다. 생김새만 보면 고구마나 감자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작용을 한다.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한방에서의 역할이 강력하다.

『동의보감』에서는 마를 ‘산약(山藥)’이라 부르며, 위를 보하고 폐를 윤택하게 하며, 장을 튼튼히 하고 설사를 멎게 하며, 정기를 기르는 데 좋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가 있다. 위장을 보(補)한다. 즉, 위장 기능을 회복시키고 지켜준다는 의미다.

그럼 왜 하필 마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걸까?


위장을 감싸는 ‘뮤신’의 역할

마의 진짜 위장 보호 효과는 **뮤신(mucin)**이라는 성분에서 비롯된다. 마를 자르면 바로 느껴지는 미끈미끈한 점액질. 이게 바로 뮤신이다. 이 물질은 다당류의 일종으로, 위 점막을 보호하고 재생시키는 기능을 한다.

뮤신은 다음과 같은 작용을 한다.

  1. 위 점막의 보호막 형성
    위산이나 자극적인 음식으로부터 위 내부를 감싸주는 막을 형성해 손상을 예방한다.
  2. 위점막 세포의 재생 촉진
    손상된 위 점막의 회복을 돕는다. 특히 위염, 위궤양 초기 단계에서 효과적이다.
  3. 소화효소 촉진
    위에서 펩신과 같은 소화효소 분비를 자극해 소화가 잘 되도록 돕는다.

즉, 마는 위장에 단순히 좋을 뿐 아니라, 약한 위장을 가진 사람들의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는 식품이다.


위산을 조절하고 위염을 완화한다

현대의학에서는 마의 점액질 성분뿐만 아니라 알칼리성의 체질 조절 작용도 주목하고 있다. 현대인은 대부분 산성 식품을 많이 먹는다. 커피, 육류, 밀가루, 가공식품 등이 전부 산성이다. 그 결과 위산 분비가 많아지고, 속쓰림이나 위염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마는 위산과 중화 반응을 일으켜 위 내부의 산도를 조절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마는 위산 과다형 소화불량(위가 자주 쓰린 타입)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서는 위궤양 모델 실험쥐에게 마 추출물을 투여했더니, 궤양 면적이 현저히 줄어들고 위 점막의 재생이 빨라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실험은 마의 점액 성분이 실제로 위점막 회복에 작용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소화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마는 단순히 ‘보호’만 하는 게 아니다. 위장 운동을 부드럽게 촉진하고, 소화 효소의 활동을 돕는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마 안에는 아밀라아제, 디아스타아제, 프로테아제와 같은 소화 효소들이 함유되어 있다.

이 효소들은 다음과 같은 작용을 한다.

  • 아밀라아제: 전분을 포도당으로 분해
  • 디아스타아제: 복합당을 단당으로 쪼개는 데 관여
  • 프로테아제: 단백질 분해를 촉진

그 결과, 위장이 음식을 ‘덜 힘들게’ 소화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노인층, 만성 위장 장애 환자, 식후 더부룩함이나 트림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식재료다.


마가 설사와 변비를 동시에 조절하는 이유

아이러니하게도 마는 설사에도 좋고, 변비에도 좋다. 서로 반대되는 증상인데 왜 마는 둘 다에 효과가 있을까?

그 이유는 마가 장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설사일 경우: 점액질이 장을 진정시켜 수분 배출을 줄이고, 배변 횟수를 줄인다.
  • 변비일 경우: 식이섬유가 장 운동을 도와 배변을 유도한다.

마는 단순히 ‘배출’만 유도하는 게 아니라, 장의 긴장도를 안정화시키고, 적절한 리듬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한의학에서 ‘장기 보허(補虛)’ 작용이라고 부르는 기능이다.


마는 위장 외에도 이런 효과가 있다

  • 면역력 강화: 마의 사포닌 성분은 면역 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 당 조절: 마의 점액질은 당의 흡수를 지연시켜 혈당 급등을 막는다.
  • 피로회복: 당질 대사를 촉진하고 에너지 생성에 관여하는 비타민 B군이 풍부하다.
  • 남성 건강: 정력 증강에 도움 된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정자 활동성 향상 실험도 있음.
  • 폐와 신장 보완: 한방에서는 ‘신(腎)’을 보강하는 음식으로 분류되어 생식기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본다.

실제 섭취 방법 – 어떻게 먹는 게 가장 좋을까?

  1. 생마 갈아서 먹기
    가장 순수하게 뮤신을 섭취할 수 있는 방식. 위에 바로 작용한다.
  2. 마즙
    꾸준히 복용 시 위점막 강화와 피로 회복에 도움. 다만 위장이 너무 예민하면 묽게 희석해서 시작할 것.
  3. 구운 마, 찐 마
    열을 가하면 뮤신 일부는 감소하지만, 소화는 훨씬 쉬워진다. 위가 약한 사람에게 추천.
  4. 마죽
    위염, 위궤양 초기 환자에게 이상적. 다른 자극 없는 식재료와 함께 사용해야 효과 극대화.

반론 및 주의사항

물론 마도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다음과 같은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 알레르기 반응: 일부 사람은 생마 섭취 시 입 주위나 목에 가려움을 느낄 수 있다.
  • 혈당이 너무 낮은 사람: 마는 혈당을 낮출 수 있어 저혈당 위험이 있는 사람은 주의가 필요.
  • 신장이 약한 사람: 고칼륨 식품이므로 신장 기능이 매우 약한 사람은 섭취량 조절 필요.

또한, 마를 껍질째 다룰 때는 반드시 장갑 착용을 권한다. 피부에 닿으면 간지러움이나 발진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결론: 마는 위장 보호의 ‘천연 무기’다

마는 단순한 뿌리채소가 아니다. 위장을 감싸고, 점막을 회복시키고, 소화 효소를 도와주며, 장 기능을 조절하는 복합적 식물성 치료제에 가깝다. 특히 현대인처럼 스트레스, 카페인, 불규칙한 식사, 야식 등으로 위장 기능이 약화된 사람에게 마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역시 전체적인 생활습관과 함께 사용할 때만 효과가 있다는 것. 마를 아침 공복에 한 컵씩, 꾸준히 먹는 습관. 자극적이고 맵고 짠 음식 줄이기. 이것이 함께 가야 마의 위장 보호 기능은 ‘진짜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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